섬 이야기 / / 2024. 7. 2. 19:32

비양도의 화산지형, 도보 여행, 수수한 섬의 매력

제주도 서쪽 한림읍에 위치한 비양도는 제주 본섬에서 배를 타고 약 15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작은 섬입니다. 이 섬은 제주도의 다른 부속섬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그만큼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비양도의 매력적인 화산 지형과 비양봉을 중심으로 도보여행과 수수한 섬의 매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비양도
출처: 비짓제주 비양도

 

비양도의 화산지형과 자연 풍경

 

비양봉은 비양도의 중심부에 위치한 해발 114m의 분화구로, 비교적 짧은 오름길을 따라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정상에 서면 비양도의 전체적인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며, 맑은 날에는 제주 본섬의 아름다운 경치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비양봉 등반은 약 30분 정도 소요되며,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여행의 시작을 장식하는 멋진 장면을 제공합니다. 비양봉에서 내려와 서쪽 해안길을 따라 걸으면 화산탄 관찰지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곳은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화산탄이 분포해 있어 지질학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장소입니다. 특히, 고구마 모양의 초대형 화산탄은 높이 4m, 무게 10톤에 달하는 거대한 용암 덩어리로, 비양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화산 분출물입니다. 화산탄은 화산 활동 중에 분출된 용암 덩어리가 공중에서 식어 타원형으로 굳어진 것입니다. 이곳에서는 썰물 때 드러나는 다양한 해양 생물들의 서식지도 함께 관찰할 수 있어 자연과 지질을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화산탄 관찰지를 지나면 비양도의 마스코트라 할 수 있는 코끼리바위가 나타납니다. 이 바위는 과거 또 다른 분화구가 파도에 침식되어 코끼리 모양으로 남은 것입니다. 만조 때는 아기 코끼리가 물에 코를 박고 수영하는 모습과 비슷해 코끼리바위라 불립니다. 물때만 잘 맞추면 바위 속 해식 동굴까지 들어갈 수 있어, 모험심을 자극하는 명소입니다. 코끼리바위를 지나면 암석 소공원이 나옵니다. 이곳에서는 비양도에 분포하는 다양한 모양과 특징을 지닌 암석들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제주도는 순상화산인 한라산과 같이 화산 분출로 만들어진 분화구들이 많습니다. 비양도 역시 이러한 화산 분출로 만들어진 섬으로, 비양봉 외에도 바닷속에 다른 분화구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암석 소공원은 비양도의 지질학적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장소로, 다양한 암석들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명소인 호니토(애기 업은 돌)는 용암이 습지를 지날 때 뜨거운 열로 인해 물이 수증기로 변하면서 용암과 함께 솟구쳐 만들어진 굴뚝 모양의 화산 구조물입니다. 호니토는 천연기념물 제439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높이 5m에 이르는 굴뚝 모양의 바위는 독특한 형태로 눈길을 끕니다. '애기 업은 돌'이라는 이름은 바위의 형상이 아기를 업은 모습과 비슷하여 붙여진 것입니다. 독특한 화산 지형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장소는 펄랑못 습지입니다. 이 습지는 바닷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만들어진 염습지로, 밀물 때는 바닷물이 들어오고 썰물 때는 담수호가 되는 독특한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펄랑못은 다양한 동식물이 자생하는 생태공간으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청둥오리와 바다 갈매기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펄랑못 주변에는 억새, 대나무, 해송 등 다양한 식물들이 자생하고 있어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도보로 즐기는 섬 여행

 

약 0.5 km²의 면적을 가진 작은 섬으로, 자동차가 다닐 수 없는 섬입니다. 따라서 도보로 이동하거나 자전거를 대여하여 섬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비양도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도보로도 충분히 섬을 탐방할 수 있습니다. 도보로 약 2~3시간이면 섬 전체를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비양도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자연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자연의 흔적들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양도의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해안 산책로는 흥미로운 화산 활동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산책로를 걷다 보면, 눈앞에 펼쳐진 화산 지형을 통해 자연의 신비로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닌 살아있는 화산 박물관으로 여겨지며, 화산의 역사를 배우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일반적으로 제주도의 한림항에서 비양도로 가는 여객선이 운항되고 있습니다. 여객선의 운항 시간표와 소요 시간은 계절과 날씨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므로, 여행 전에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은 봄과 가을입니다. 봄에는 비양도의 자연이 새싹을 틔우고 꽃이 피기 시작하여 섬 전체가 화사한 분위기로 변합니다. 특히, 해안가에는 갯패랭이꽃과 함께 아름다운 경관을 자아냅니다. 봄철의 비양도는 기온이 적당하고 바람이 선선하여 걷기에도 좋은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비양도를 방문하면 자연 속에서 따뜻한 햇살을 즐기며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습니다. 가을 역시 좋은 계절입니다. 가을에는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하늘이 맑고 시야가 넓어져 비양봉 정상에서의 경치가 더욱 아름답게 보입니다. 특히, 가을 하늘은 맑고 푸르러 일몰 시간에는 황금빛으로 물든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합니다. 가을의 비양도는 낭만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시기라 할 수 있습니다. 여름과 겨울에도 비양도는 각각의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여름에는 더운 날씨와 강한 햇볕으로 인해 걷기가 힘들 수 있고, 겨울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어 추운 날씨로 인해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양도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봄과 가을에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수수한 섬의 매력에 빠져들다

 

제주도의 다른 부속섬들과는 달리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조용하고 수수한 섬입니다. 화산지형과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특별한 관광지가 많지 않지만, 그만큼 소박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걷다 보면 마치 제주도의 축소판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비양봉은 한라산을, 해안길은 제주도의 해안 도로를, 풍력발전기는 제주도의 대규모 풍력발전기를 연상시키며, 작은 학교와 마을회관은 제주도의 전통적인 마을을 떠올리게 합니다.  자연과 지질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특히, 화산탄, 코끼리바위, 호니토 등 비양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화산 지형은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또한,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는 도심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섬을 방문하면, 섬의 자연과 지질학적 특징을 천천히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짧은 시간 동안 비양도의 모든 매력을 느끼기에는 부족할 수 있지만, 여유롭게 걸으며 섬의 다양한 모습을 즐기다 보면 특별한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화려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자연이 만들어낸 독특한 지형과 생태계를 간직하고 있어,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시선으로 제주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때 묻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그 소박함 속에서 진정한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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